익명의 기부자들
(김정훈 목사)
해마다 한국에서는 연말에 아무도 모르게 선행을 베푸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그 중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2000년부터 매년 연말이면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 인근에 거액의 현금 뭉치와 저금통이 든 종이 상자가 놓입니다. 2025년 말에도 어김없이 수천만 원을 기부하며 26년 연속 선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누적 기부액은 10억 원을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소외된 이웃을 위해 써달라”는 짧은 메모만 남긴 채 그 기부자가 누군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 사람은 사람의 칭찬이 아닌 하나님의 관심을 기대하고 선행을 행하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군중들 앞에서 많은 가르침을 주시다가 유대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가지 경건 생활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구제할 때는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하시고, 기도할 때는 사람들 앞에서 하지 말고 골방에서 하라고 하시고, 금식을 할 때에는 단정하게 하여 금식하는 사람인 것이 티 나지 않게 하라고 가르치십니다.
예수님은 인간의 심리를 너무나 잘 아십니다. 아니 저의 심리를 꿰뚫고 계십니다. 우리는 더 착한 사람인 것처럼, 더 영적인 사람인 것처럼, 더 신앙 생활을 잘 하는 사람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애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행동들의 상급은 이미 받았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경건 생활에 따르는 상급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사는 동안 이 땅에서 받아서 썩어 없어지는 것으로 할지 아니면 은밀한 중에 보시는 하나님께서 갚으시는 상이 될지는 우리의 동기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현 시대의 구조상 구제나 기부를 할 때 익명으로 하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동기가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겸손한 마음으로 돕기를 원한다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우리의 기도 생활이나 나를 쳐서 복종하는 금식 같은 영성 훈련을 할 때도 우리는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시는 하나님 한 분만 바라보고 나아가면 될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숨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